고은영 작가는 '자수'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정물과 풍경을 주요 주제로 삼아 작업한다. 그녀의 작품은 단일한 대상을 정교하게 수놓는 방식에 머물지 않고, 마치 장면을 캡처하듯 화면을 구성하기 때문에 유화나 아크릴화를 연상시키는 회화적 일루전을 만들어낸다. 책상 위의 일상적인 풍경이나 산이 보이는 장면은 특히 강한 회화성을 드러내며, 때로는 반 고흐나 마티스의 색채와 구도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고은영의 자수는 단순한 회화의 모방이 아니라, 바늘과 실이 만들어내는 고유의 질감과 반복적 행위가 축적한 시간성을 통해 독창적인 서사를 완성한다.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허무는 작가의 작업은 자수를 새로운 시각 예술의 언어로 확장시키며, 익숙한 매체 속에서 낯설고도 신선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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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자대학교 문학사, 경제학사 2016년 가을 무렵 자수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예술은 사람의 마음 안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곳을 건드리고, 그렇기 때문에 가장 큰 공감과 위로와 행복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을 향유하는 것도 큰 행복이지만 그것을 직접 만들어보는 경험은 제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되었습니다. 저는 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즐기게 되었고 그 수단을 늘려가던 중 자수를 접하게 되었는데, 자수가 저의 느낌을 전달하는 데에는 연필이나 물감보다 더 수월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보다 현대적인 방향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