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및 미리보기 이미지를 무단 사용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Price on Request
고은영 작가는 '자수'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정물과 풍경을 주요 주제로 삼아 작업한다. 그녀의 작품은 단일한 대상을 정교하게 수놓는 방식에 머물지 않고, 마치 장면을 캡처하듯 화면을 구성하기 때문에 유화나 아크릴화를 연상시키는 회화적 일루전을 만들어낸다. 책상 위의 일상적인 풍경이나 산이 보이는 장면은 특히 강한 회화성을 드러내며, 때로는 반 고흐나 마티스의 색채와 구도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고은영의 자수는 단순한 회화의 모방이 아니라, 바늘과 실이 만들어내는 고유의 질감과 반복적 행위가 축적한 시간성을 통해 독창적인 서사를 완성한다.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허무는 작가의 작업은 자수를 새로운 시각 예술의 언어로 확장시키며, 익숙한 매체 속에서 낯설고도 신선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written by ARTISTY
-천에 면 실
-지름 25cm
-프레임: 대나무 수틀
어떤 스케치들은 이걸 당장 작품으로 만들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더 세심한 스케치가 필요하지만 어떻게 무엇을 더 그려야 할지 모를 때도 있고, 스케치는 만족스럽지만 어떤 식으로 만들어나가야 할지 잘 감을 잡을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제 경험에 그런 것들은 제게 너무 이르게 날아온 과분한 소재, 이를테면 무언가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지만 지금으로선 잘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문장과도 같은 것으로, 그럴 때 저는 그것을 무리하게 밀고 나가기보다는 제 마음 속에서 영글 때까지 잘 보관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작품의 스케치는 작년 봄에 처음 그려졌습니다. 그때는 건물 윗부분과 나뭇잎들만 그릴 수 있었는데 저는 무언가 허전함을 느꼈음에도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했고 그냥 스케치북을 덮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달에 다시 이 스케치를 보았을 때 저는 무엇을 더 추가해야 하고 작품이 어떤 분위기여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싱그러운 청사과 색과 옅은 분홍색이 피어나는 온화한 봄의 거리였으며 감상자를 의식하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어야 했습니다. 작품에 움직이는 사람을 등장시키는 것은 제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안내 및 유의사항
-수를 놓을 때 사용한 수틀을 그대로 프레임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윗부분의 나사로 작품을 걸 수 있습니다.
-뒷면에는 수놓은 흔적인 얽히고설킨 실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수놓인 실은 팽팽하게 당겨진 힘으로 예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천이 분리되지 않도록 마무리 작업을 하였으나, 혹여나 나사를 풀거나 작품에서 수틀을 빼지 마세요!
-뾰족한 물건에 실이 걸리거나 액체류가 스미는 등의 훼손에 주의하세요.
-작품의 좀 더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저의 홈페이지(https://koeunyoung.wordpress.com/)를 방문해주세요.
written by artist 고은영
고은영
성신여자대학교 문학사, 경제학사
2016년 가을 무렵 자수를 처음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