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에 면 실 -지름 25cm -프레임: 대나무 수틀 어떤 스케치들은 이걸 당장 작품으로 만들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더 세심한 스케치가 필요하지만 어떻게 무엇을 더 그려야 할지 모를 때도 있고, 스케치는 만족스럽지만 어떤 식으로 만들어나가야 할지 잘 감을 잡을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제 경험에 그런 것들은 제게 너무 이르게 날아온 과분한 소재, 이를테면 무언가 중대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지만 지금으로선 잘 이해할 수 없는 어떤 문장과도 같은 것으로, 그럴 때 저는 그것을 무리하게 밀고 나가기보다는 제 마음 속에서 영글 때까지 잘 보관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 작품의 스케치는 작년 봄에 처음 그려졌습니다. 그때는 건물 윗부분과 나뭇잎들만 그릴 수 있었는데 저는 무언가 허전함을 느꼈음에도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했고 그냥 스케치북을 덮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달에 다시 이 스케치를 보았을 때 저는 무엇을 더 추가해야 하고 작품이 어떤 분위기여야 하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원했던 것은 싱그러운 청사과 색과 옅은 분홍색이 피어나는 온화한 봄의 거리였으며 감상자를 의식하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어야 했습니다. 작품에 움직이는 사람을 등장시키는 것은 제게 큰 도전이었습니다. ※안내 및 유의사항 -수를 놓을 때 사용한 수틀을 그대로 프레임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윗부분의 나사로 작품을 걸 수 있습니다. -뒷면에는 수놓은 흔적인 얽히고설킨 실들이 드러나 있습니다. -수놓인 실은 팽팽하게 당겨진 힘으로 예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천이 분리되지 않도록 마무리 작업을 하였으나, 혹여나 나사를 풀거나 작품에서 수틀을 빼지 마세요! -뾰족한 물건에 실이 걸리거나 액체류가 스미는 등의 훼손에 주의하세요. -작품의 좀 더 다양한 모습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저의 홈페이지(https://koeunyoung.wordpress.com/)를 방문해주세요.
written by artist 고은영
성신여자대학교 문학사, 경제학사 2016년 가을 무렵 자수를 처음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