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특히 소재로 잘 다루어지는 이유가 있을까요? 주변에 흔하고 또 우리가 사는 배경이 바로 자연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지만 평소에는 그것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그리려 할 때 크게 고민하지 않고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나뭇잎, 혹은 꽃, 나무 같은 것들입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고 자연을 예찬하는 말들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도 막상 빈 종이 앞에서는 둥근 타원형의 나뭇잎을 그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것이 저는 사람들이 자연의 모습을 평생에 걸쳐 수없이 경험하고, 그래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뭇잎의 모양이나 나무의 구조, 꽃의 대강의 모습을 모르는 사람은 없고 우리가 잘 아는 것만을 그릴 수 있다면 이런 것들 만큼 쉬운 소재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대강 떠오르는 대로 그리는 것과 정확한 모습을 그리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나뭇잎을 그려보라고 하면 대충 타원형에 빗살무늬를 넣는 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이 특정한 생김새의 나뭇잎을 제대로 그리려 한다면 그 사람은 그 나뭇잎이 머릿속에 떠오를지라도 직접 나가서 실물을 보거나 사진을 찾아서 나뭇잎의 모양을 더욱 정확히 알고 싶어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이런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은 자연이라는 소재를 별로 어려워하지 않고 선택합니다. 저 나름의 대답은 그것이 우리가 자연의 전형적인 모습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가끔씩 카모마일 차에 꿀을 타 마시는데, 카모마일이라는 것을 찻잎으로 말린 것으로만 봐서 실제로는 어떤 모습일까 하고 사진을 찾아보았습니다. 아주 소박했고 별 특징이랄 것도 없는 하얀 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평범한 것들이 때로는 아주 빼어난 것보다 더 마음 속에 쉽게 스며들고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저는 이 카모마일 꽃의 생김새가 '꽃의 전형'이라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사람들이 이 작품 속의 꽃들을 카모마일이라 부르든, 데이지라 부르든, 혹은 별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단순한 전형은 그것을 전면에 내세운다 하더라도 지나치게 튀지 않아 다른 것들을 같이 강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제가 구현하고 싶었던 것은 꽃들이 들쭉날쭉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과 거기서 느껴지는 리듬감, 사람들이 자연으로부터 분리된 꽃을 감싸는 방식, 또 그것과 사람이 어우러진 모습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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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artist 고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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