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류미라 작가의 그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온다. 일상과 자연에서 포착한 장면들은 사실적인 묘사에 머무르기보다 그 안에 깃든 감정과 분위기를 담아 서정적인 풍경으로 펼쳐진다. 물감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번지는 표현과 색과 색 사이를 부드럽게 잇는 그라데이션은 이러한 정서를 더욱 깊게 만든다. 그리고 그림이 끝나는 곳에서, 또 한 편의 시가 시작된다. 작가는 각각의 작품에 직접 쓴 시를 더하며, 하나의 경험을 이미지와 언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림이 먼저 감각과 정서를 불러일으킨다면, 시는 그 안에 담긴 생각과 이야기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두 표현은 서로를 설명하거나 반복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감상을 확장하며 작품에 여러 층위의 의미를 더한다. 작품을 감상할 때 그림에만 머무르지 않고, 함께 담긴 시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한 편의 그림에서 시작해 한 편의 시로 이어지는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과 감정은 비로소 오래 머물 만한 이야기가 된다.
Translate[작품 시] 수면 아래, 혹은 짙푸른 어둠이 제 무게를 응축하는 동안 혹은 수면을 깨트리며 차오른 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순간 어디까지가 깊은 침묵이고 어디부터가 소리 없는 울림일까 손끝에 잡히지 않는 푸른 경계 위에 가만히 시선을 건넨다. <자작시 282: 수면 아래, 혹은> [작품 설명] 의도된 계획 없이 무의식의 손길을 따라 완성된 푸른 궤적입니다. 어둡게 응축된 고요와 사방으로 터져 나오는 일렁임의 대비를 통해, 물 밑에서 올려다보는 수면처럼 몽환적인 여백을 담았습니다. 정답을 규정하기보다, 감상자 저마다의 시선과 마주하며 자신만의 푸른 경계를 발견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류미라의 시와 그림 R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