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류미라 작가의 그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온다. 일상과 자연에서 포착한 장면들은 사실적인 묘사에 머무르기보다 그 안에 깃든 감정과 분위기를 담아 서정적인 풍경으로 펼쳐진다. 물감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번지는 표현과 색과 색 사이를 부드럽게 잇는 그라데이션은 이러한 정서를 더욱 깊게 만든다. 그리고 그림이 끝나는 곳에서, 또 한 편의 시가 시작된다. 작가는 각각의 작품에 직접 쓴 시를 더하며, 하나의 경험을 이미지와 언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림이 먼저 감각과 정서를 불러일으킨다면, 시는 그 안에 담긴 생각과 이야기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두 표현은 서로를 설명하거나 반복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감상을 확장하며 작품에 여러 층위의 의미를 더한다. 작품을 감상할 때 그림에만 머무르지 않고, 함께 담긴 시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한 편의 그림에서 시작해 한 편의 시로 이어지는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과 감정은 비로소 오래 머물 만한 이야기가 된다.
Translate어둠이 짙게 머문 곳에 안개 너머로 흐르지 않는 노래가 된다 길 잃은 마음이 부서져 내린 자리 퍼런 가슴을 쓸어안고 다시, 뜨거운 빛이 피어난다 <자작시 283: 산 - 안개 너머> [작품 소개 & 작가 노트 (Artist Statement)] 작품 〈산 - 안개 너머〉는 어둠과 혼돈의 여정 속에서 마침내 내면의 숭고한 희망과 치유를 마주하는 감성적 서사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화면 하단에서부터 겹겹이 밀려드는 짙은 푸른빛의 산맥은 삶에서 건너야 하는 고요한 무게와 쌓여가는 감정의 레이어를 상징합니다. 밀도 높게 쌓아 올린 아크릴의 질감과 산의 능선을 감싸 안은 안개는, 차마 밖으로 흘러나오지 못한 채 깊이 맴도는 고요한 노래를 은유합니다. 그러나 시선이 위를 향함에 따라 차가운 푸른빛은 하늘의 찬란하고 온화한 황금빛 여명과 교차합니다. 상단의 따스한 빛은 짙은 안개를 뚫고 비쳐드는 삶의 온기이자, 부서진 스스로의 ‘퍼런 가슴’을 다정히 쓸어안았을 때 비로소 피어나는 뜨거운 희망을 의미합니다. 푸른 어둠과 뜨거운 여명이 이루는 강렬하면서도 절제된 대비는, 공간 속에 깊은 정적과 따스한 위로를 동시에 선사하며 관람객 각자가 품고 있는 ‘안개 너머’의 평온을 떠올리게 해줄 것입니다. 류미라의 시와 그림 R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