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느로 작가는 오일 파스텔을 손의 온도와 압력으로 밀어 올리며, 색을 하나의 촉각적 언어로 확장한다. 그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손으로’를 떠올리게 하듯, 작업의 중심에는 언제나 손이 있다. 손가락으로 문지르고 겹치고 눌러 만든 색의 층은 대상의 외형을 넘어, 그 안에 축적된 시간과 감정의 결을 드러낸다. 작가에게 손은 단순한 신체의 일부가 아니라 한 사람의 생애를 가장 정직하게 기록하는 기관이며, 그의 화면 속 손들은 말보다 깊은 기억의 언어가 된다.
특히 어머니를 향한 기억은 작가의 작업에서 가장 깊은 온도를 이룬다. 주름진 얼굴과 맞잡은 손, 잠든 몸을 둘러싼 꽃과 빛, 빨래가 펄럭이는 비어 있는 마당은 부재 속에서도 선명히 남은 사랑의 흔적을 드러낸다. 전쟁과 보훈을 다룬 작품들 역시 희생을 과거에 머물게 하지 않고, 오늘 우리가 이어받아야 할 기억과 책임으로 불러낸다. 그의 작품에서 지나간 시간은 손끝의 온기를 통해 다시 현재가 된다.
written by ARTISTY, ⓒ ARTISTY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