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인생은 우연으로 시작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을 이어가느냐 아니냐는 우연의 연속이 아닌 누군가의 의지 없이는 불가능하다. 심지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가족마저도 운명이라기엔 어쩌면 우연일 수도 있지 않을까. 정자 시절, 좀만 뒤처졌더라면 내가 이 세상에 나올 리는 없었을 것이다. 아주 작은 선택이 나비효과가 되어 나에게 어찌 작용할지 모른다. 이 작업 방식마저도 우연히 만들어낸 자연스러움과 이질감이 겹쳐진 방식이다. 롤러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닿을지 하기 전에는 모르며, 이는 마치 피가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색 이외에도 나타난 무늬 그리고 정해진 방식이 있지만 완전히 일치하게 나오지 않는 것이 말이다. 앞으로 어떤 우연으로 인연이 만들어지고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지만 우연으로만 흘러가지 않게 행동하여 기회를 놓치는 일은 줄이고 싶다.
written by artist 한혈화
2023 제9회 대전국제아트쇼 2025 대전 청춘 컬렉션 청년예술작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