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프레임 속에서 한 인물이 고요히 눈을 감고 있다.
그의 머리 위에 피어난 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내면에서 천천히 올라온 빛의 형태이다.
세상이 잠시 멈춘 듯한 침묵 속에서, 꽃은 누구의 시선도 필요 없이 자연스레 자신만의 시간을 따라 피어난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피어난다’는 행위가 반드시 밝고 화려한 순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때때로 꽃은 어둠 속에서 더 진하게 색을 드러내고, 침묵 속에서 더 깊은 향을 품는다.
인물의 옆모습은 마치 내면의 봄을 조용히 받아들이는 듯한 태도를 보여준다.
그는 외부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은 채, 고요한 호흡을 따라 자기 안에서 자라는 무언가를 지켜보고 있다.
검은 프레임은 세상의 경계를 뜻하고, 그 안의 금빛 문양은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던 열망과 감정의 결을 상징한다.
그 모든 요소가 겹쳐져, 〈꽃피다〉는 결국 ‘내면의 계절이 찾아오는 순간’을 담은 초상화가 된다.
빛이 많지 않아도, 누가 바라보지 않아도 피어나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기록하고자 했다.
written by artist 박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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