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류미라 작가의 그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온다. 일상과 자연에서 포착한 장면들은 사실적인 묘사에 머무르기보다 그 안에 깃든 감정과 분위기를 담아 서정적인 풍경으로 펼쳐진다. 물감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번지는 표현과 색과 색 사이를 부드럽게 잇는 그라데이션은 이러한 정서를 더욱 깊게 만든다. 그리고 그림이 끝나는 곳에서, 또 한 편의 시가 시작된다. 작가는 각각의 작품에 직접 쓴 시를 더하며, 하나의 경험을 이미지와 언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림이 먼저 감각과 정서를 불러일으킨다면, 시는 그 안에 담긴 생각과 이야기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두 표현은 서로를 설명하거나 반복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감상을 확장하며 작품에 여러 층위의 의미를 더한다. 작품을 감상할 때 그림에만 머무르지 않고, 함께 담긴 시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한 편의 그림에서 시작해 한 편의 시로 이어지는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과 감정은 비로소 오래 머물 만한 이야기가 된다.
Translate[작품 소개] <심장의 보폭>은 세상의 요란함과 세월의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속도로 정직하게 살아가는 숭고한 주체성을 담아낸 혼합매체 작품입니다. 화폭을 압도하는 거목의 푸르름과 그 아래 묵묵히 작업에 몰입하는 화가의 모습은 외부의 소음에서 벗어나 온전히 나 자신을 책임지는 단단하고 평온한 영혼의 안식처를 보여줍니다. [조형적 특징 및 표현 기법] 청분(靑粉)으로 세운 주관의 기둥: 작품의 중심을 잡고 있는 푸른 나무 기둥은 전통 한국화 재료인 '청분'을 활용해 깊이 있게 표현했습니다. 수채화의 부드러운 채색 기법과 대비를 이루며, 어떤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자아와 영혼의 뿌리를 상징합니다. 거목의 녹음과 빛의 앙상블: 화면 상단을 풍성하게 감싸 안은 초록빛 나뭇잎들은 모진 세월을 버텨낸 삶의 지혜를 의미하며, 잎사귀 사이로 스며드는 따뜻한 햇살은 치열한 시간을 버텨낸 이가 마침내 맞이하는 존엄과 평온을 시각화합니다. 교감과 몰입의 공간 구도: 나무 그늘 아래 아늑하게 퍼진 고요한 호수는 타인과 진솔하게 교감할 준비가 된 평온한 마음을, 이젤 앞에서 붓을 든 화가는 주체적인 삶을 완성해 가는 창조적 중심을 나타냅니다. [작가 노트] 비바람 속에서도 담담하게 내 심장의 보폭대로 걷는 길 온전히 나를 돌보고 책임지는 정직한 삶의 숨결 위로 오늘 하루가 늘 빛이 난다. <자작시 246: 심장의 보폭>은 남들의 속도에 맞추어 조급해하기보다, 온전히 내 심장이 뛰는 보폭에 맞추어 조용히 붓을 듭니다. 한국화 분채 청분이 주는 고요한 무게감처럼, 세상의 요란함 속에서도 변치 않는 주관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이 거대한 초록의 품과 깊은 푸른 기둥이 관람객의 마음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온과 따뜻한 위로로 닿기를 바랍니다. - 류미라의 시와 그림 R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