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선 작가의 회화는 스스로를 직면하는 고백에서 출발한다. 〈Cure〉 시리즈에서 그는 어둠 속 비바람에 쓰러지는 들꽃에 자신을 투영하며, 연약함과 생존의 감각을 동시에 드러낸다. 화폭 위에 반복되는 드리핑과 색의 중첩은 감정을 숨기고 견뎌온 시간의 흔적이자, 스스로를 회복하려는 의지로 읽힌다.
〈Comfort〉 시리즈는 이러한 흐름 위에서 보다 직접적인 태도를 취한다. 작가는 더 이상 은유 뒤로 물러서지 않고, 발가벗겨진 몸의 형상을 통해 자신을 그대로 드러낸다. 웅크리거나 기대는 인물의 자세는 약함의 선언이라기보다, 상처를 숨기지 않겠다는 선택에 가깝다. 이 시리즈에서 색과 공간은 감정을 통제하거나 정제하려 하기보다, 드러난 상태 그대로 머무르며 감정이 작품 위에 남아 있도록 허용한다.
〈Cure〉가 상처를 견디는 과정이었다면, 〈Comfort〉는 그 상처를 수용하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작가의 작품은 극복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진실된 모습 그대로 존재하는 일이 어떻게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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