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그림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기보다는 자신이 경험한 감각들을 담아낸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연을 탐색하며 얻은 경험들이 작품에 녹아 있다. 작가는 예쁜 꽃이나 멋진 풍경이 아닌, 떨어진 나뭇잎과 나무껍질처럼 자연의 무질서 속에서도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작가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경외와 치유, 편안함을 동시에 담고 있다. 거시적인 것부터 미시적인 모습의 자연까지 다양한 현상과 모습을 포착하여, 동화 같은 요소로 따뜻하고 밝게 다가오는 작품도 있고, 때로는 진지하고 건조하게 보이는 작품도 있다.
이런 작품들은 우리가 자연의 일부임을 상기시켜준다. 자연의 작은 조각들과 함께 뒤엉킨 우리의 모습을 통해, 자연과 우리의 연결을 느끼게 한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무질서 속 자연의 조용하고 강한 질서와 패턴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며, 어린 시절 뛰어놀던 향수를 자극하고, 자연으로 당장 뛰어가고 싶은 욕망을 일으킨다.
written by ARTISTY, ⓒ ARTISTY Inc.
그림은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림은 내가 경험한 감각들의 산물이다. 내가 살아오며 느낀 좋고 싫고의 취향들이 모여 나란 사람이 만들어지고, 내 안에 취향이 버무려진 그것을 정서라고 부르고 싶다. 한마디로 살아온 정서의 표현 이라고 생각한다.
내 그림의 정서는 자연에서 시작한다. 어린 시절 시골 생활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난 시골생활의 무료함을 자연을 탐색하며 달래었다.
특히 자연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예측 불허한 무질서와 순환의 질서를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그 조화로움은 늘 놀라움을 준다. 이런 무질서는 지겹지 않다.
자연이란 반듯하게 핀 예쁜 꽃이나 생생한 나무, 멋진 풍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자연은 아주 짧은 순간일 뿐이며, 일부이다.
부스러진 나뭇잎, 나무에서 떨어져 나온 나무껍질, 해와 바람에 조각되어 먼지가 되어가고 ,
또다시 생명이 태어나고, 어쩌다 태어난 듯 자기 멋대로인 자연스러운 모습, 나는 그런 자연을 표현하고 싶다.
숨을 들이켜 본다. 지금의온도, 습도, 햇살과 함께 먼지가 되어버린 자연은 함께 뒤엉켜 내 가슴어딘가로 스며 들고, 내가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해준다.
자연의 부스러기들은 무질서하게 우주안을 떠돌아 다닌다. 그 부스러기 안에 나도 있고, 당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