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부터 혼자 걷는 밤거리는 내게 익숙했다. 혼자서 밤하늘의 별을 보기도하고, 반짝이는 네온사인을 보기도하고, 불 켜진 창 안을 보기도 했다. 힘들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가는 길에 봤던 밤의 불빛들은 나에게 위로를 주는 존재들이었다. 밤늦게까지 켜져 있는 독서실, 퇴근 시간이 한참 지나도 켜져 있는 회사의 창문, 24시 미용실 등이 눈에 들어온다. 문득 나는 우리 사회에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밤길을 걷다 발견하는 불빛에서 나도 이 공간에 속해있음을 느끼고 함께 살아간다는 힘을 얻는 것이 ‘위로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으로서 홀로 켜져 있는 불빛 속 상황을 나의 상황과 대입시킬 수 있다. 나는 오롯이 타자로서 마음대로 내부를 상상할 수 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나의 일상과 비슷하면서 다를 것이다. 나는 그 안을 상상하면서 묘한 동질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런 소속감이 나를 사회에 다시 어울리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