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소영 작가는 한국의 샤머니즘, 속담, 설화 등 전통적 상징체계를 토대로 작품을 펼쳐낸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사건과 풍경을 결합해 지금의 시대와 호흡하는 회화로 재구성된다. 화면 속 수호신이나 신화적 존재, 왕의 형상들은 더 이상 과거에 머물지 않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유효한 메시지와 질문을 던진다. 그녀의 작업에는 전통 회화의 구도나 상징성이 어렴풋이 남아 있으나, 동시에 현대 회화의 색감과 해학적 장면 연출이 더해져 독특한 긴장을 형성한다. 특히 유머와 위트를 통해 무겁게 다가올 수 있는 주제들을 가볍게 환기시키며, 관람자에게 전통이 가진 의미를 새로운 각도에서 체감하게 한다.
작품은 결국 ‘전통을 어떻게 오늘의 언어로 다시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변처럼 다가온다. 과거의 신화와 속담은 그녀의 붓끝에서 현재적 감각과 결합하며, 단순히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갱신되는 상징으로 살아난다. 그 과정 속에서 관람자는 익숙한 전통을 낯설게 바라보게 되고, 그 낯섦 속에서 지금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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