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류미라 작가의 그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온다. 일상과 자연에서 포착한 장면들은 사실적인 묘사에 머무르기보다 그 안에 깃든 감정과 분위기를 담아 서정적인 풍경으로 펼쳐진다. 물감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번지는 표현과 색과 색 사이를 부드럽게 잇는 그라데이션은 이러한 정서를 더욱 깊게 만든다. 그리고 그림이 끝나는 곳에서, 또 한 편의 시가 시작된다. 작가는 각각의 작품에 직접 쓴 시를 더하며, 하나의 경험을 이미지와 언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림이 먼저 감각과 정서를 불러일으킨다면, 시는 그 안에 담긴 생각과 이야기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두 표현은 서로를 설명하거나 반복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감상을 확장하며 작품에 여러 층위의 의미를 더한다. 작품을 감상할 때 그림에만 머무르지 않고, 함께 담긴 시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한 편의 그림에서 시작해 한 편의 시로 이어지는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과 감정은 비로소 오래 머물 만한 이야기가 된다.
Translate[작품 노트] <자작시 280: 빛이 잠드는 수면> 붉게 타오르던 하루가 푸른 품에 안길 때 바람은 거친 숨을 고르고 파도는 고단한 흔적을 씻어낼 때 소란이 가라앉은 자리에 나를 가만히 일으키는 낮은 고요 - 류미라의 시와 그림 RЯ - [작품 해설] 화폭 상단의 뜨겁게 타오르던 노을빛이 하단의 깊고 푸른 바다 속으로 침전하는 찰나의 순간을 담아낸 2연작 아크릴화입니다. 하루 동안 치열했던 소란과 지친 흔적들이 수평선 아래로 가라앉을 때, 바다는 아무런 말 없이 그 모든 무게를 푸른 품으로 안아줍니다. 바람이 거친 숨을 고르고 파도가 마음의 고단함을 씻어낸 자리에, 비로소 나를 가만히 일으켜 세우는 나지막하고 묵직한 안식이 피어납니다. 거울처럼 잔잔한 수면 위에 떠 있는 작은 돛배처럼, 높고 거창한 언어 대신 눈높이를 낮춘 고요함이 감상자의 일상에 다정한 회복과 평온을 선사하길 바랍니다. [작품 정보] 크기: 8P 2연작 (Diptych) 1개 크기: 33.5 x 45.5 cm 2개 연결 크기: 67 x 45.5 cm (디스플레이 시 가로 약 69~73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