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류미라 작가의 그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처럼 다가온다. 일상과 자연에서 포착한 장면들은 사실적인 묘사에 머무르기보다 그 안에 깃든 감정과 분위기를 담아 서정적인 풍경으로 펼쳐진다. 물감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번지는 표현과 색과 색 사이를 부드럽게 잇는 그라데이션은 이러한 정서를 더욱 깊게 만든다. 그리고 그림이 끝나는 곳에서, 또 한 편의 시가 시작된다. 작가는 각각의 작품에 직접 쓴 시를 더하며, 하나의 경험을 이미지와 언어라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그림이 먼저 감각과 정서를 불러일으킨다면, 시는 그 안에 담긴 생각과 이야기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두 표현은 서로를 설명하거나 반복하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감상을 확장하며 작품에 여러 층위의 의미를 더한다. 작품을 감상할 때 그림에만 머무르지 않고, 함께 담긴 시도 읽어보기를 권한다. 한 편의 그림에서 시작해 한 편의 시로 이어지는 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풍경과 감정은 비로소 오래 머물 만한 이야기가 된다.
Translate[작품 소개] 거친 세파를 견뎌낸 삶의 흔적이 상처로 남아 굳어지는 대신, 나를 온전히 감싸 안아주는 따뜻한 안식처가 되는 순간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화면 중앙을 향해 오목하게 모여드는 서정적인 구도는 상처받은 마음을 다독이는 초록빛 둥지의 온기를 전합니다. [조형 및 표현 기법] 캔버스 표면을 거칠게 할퀴고 지나간 듯한 선의 질감과 아크릴 물감을 밀도 높게 쌓아 올린 초록의 층위(Layer)가 깊은 깊이감을 형성합니다. 날카롭고 거친 나이프 터치 형태의 흔적들은 오목한 구도 속에서 차분히 모여들며, 상처의 이미지를 포근한 안식의 공간으로 반전시키는 조형적 울림을 보여줍니다. [작품 노트] <자작시 278: 초록의 안식> 할퀸 상처인 줄 알았더니 바람이 스쳐 간 자국마다 차오르는 다정한 초록 마침내 너를 온전히 감싸 안아 가장 따뜻한 집이 되기를 - 류미라의 시와 그림 RЯ - 살아가며 무수히 할퀴어지고 패인 자리마다 마침내 고이는 것은 아픔이 아닌 다정한 초록의 온기였습니다. 모진 바람이 스쳐 간 자국들이 결코 나를 무너뜨리지 않고, 도리어 나를 지켜내는 가장 따뜻한 집이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이 작품이 지친 현대인의 공간에 머물며 조용한 위로와 온전한 휴식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