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서 작가는 백일홍과 어해도 등 한국적 상징에서 출발해, 색과 패턴으로 하나의 독자적인 공간을 구축한다. 작품 속 반복되는 꽃, 물고기, 정원, 장식적 문양은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니라 기다림, 관계, 욕망, 상처와 같은 감정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축적한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아크릴, 유화, 자개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화면을 촘촘히 채우며, 현실의 불안과 통제되지 않는 감정을 화려하고 견고한 낙원의 형태로 변환한다.
노이서 작가의 유토피아는 현실로부터 도피한 환상의 세계라기보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의지적으로 만들어낸 정신적 요새에 가깝다. 그곳에서 고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상으로 다시 태어나고, 시간은 느리게 흐르며 변화와 부재의 감각을 잠시 유예한다. 화려한 색채와 반복적 패턴, 자개의 물성은 이 세계를 더욱 단단하고 빛나는 공간으로 만들며, 작가가 선택하고 재구성한 이미지들은 불안한 현실을 견디기 위한 하나의 내면적 정원으로 자리한다.
written by ARTISTY, ⓒ ARTISTY Inc.
b. 1986
2011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예술대학 미술학과 회화전공 졸업
2026 귀여운 신화, M.collect19, 서울
2025 언어의 정원, M.collect19, 서울
2024 변신 이야기(부캐 전성시대), 병원 안갤러리,이천
2024 변신 이야기, M.collect19, 서울
2024 변신 이야기, gallery the wall_plus, 서울
2023 CGV가 선택한 작가 <노이서>, 부산 CGV 상상마당, 부산
2023 rainbow in blue, m.collect.19, 서울
2022 over the rainbow, 더 아트나인 갤러리, 서울
2022 sweet memories, PCN 갤러리, 서울
2022 Just happy, 정수아트센터, 서울
2021 누군가의 천국, 갤러리 안, 경기도 분당
2021입춘, 외계인키친, 여의도 국회의사당 소통관, 서울
2021 금상첨화, 광화문 네기실비
2020 노이서전 369 예술터
2020 계획환생 아트허브 온라인
2019 나의 낙원건설기, 갤러리 h.art bridge, 서울
백일홍과 어해도등 한국적 요소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하는 노이서입니다.
색이나 패턴을 이용한 공간구성을 하며 작품속에 담기는 공간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자 합니다.
노이서의 유토피아는 의지적으로 행복과 만족감을 채워 넣는 의욕적인 공간이다. 노이서는 현실의 변화와 두려움, 욕망, 관계에 의한 좌절 등 현대인이 느끼는 통제되지 않는 고통에 주목한다. 이러한 감정은 작가 개인의 경험과 맞물려 일종의 환상적 낙원의 형태를 만들어 낸다. 이 낙원은 작가 노이서에게 완벽한 요새이며 통제되는 세계이고 고통을 희생시키고 다른 형태로 환생시키는 일종의 정원과도 같은 곳이다.
노이서 작가의 유토피아에서는 예상에서 벗어나는 사건은 일어나지 않으며 고통은 희생되고 다른형태로 재탄생된다. 기다림을 딛고 환생한 백일홍이 그러하며 타인과의 관계를 조망하는 어해도가 그러하다. 작가는 전지적 시점으로 유토피아를 바라보며 이러한 시선의 비대칭성은 작가를 권력자로 만든다.
제우스의 아버지인 시간의 신 크로노스는 자식이 태어나는 족족 삼켜버리는 속성 때문에 괴물로 묘사되기도 한다. 이는 시간의 속성에 대한 상징으로 크로노스가 장정이 된 제우스에게 속아 형제들을 대 토해냈을 때 그는 신의 왕좌에서 내려오게 된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의 속성은 변화에 있다. 유한한 존재는 변화하고 결국 부재한다. 크로노스가 삼켜버리듯이 시간은 모든 것을 삼키고 부재를 만들어 낸다. 노이서 작가의 유토피아에서 시간은 천천히 흘러가며 변화를 지연시킨다. 노이서의 공간 속의 대상들은 작가의 의도에 의해 재해석된 대상으로 작가의 2차적 가공물이다. 이 가공화된 형태들은 작가가 의도한 상태에서 천천히 시간을 지연시키며 존재하게 된다. 현실에서 만나는 고통과 두려움의 상태를 가공하여 만들어낸 이미지들은 노이서의 공간에서 그녀가 “좋아할 만한” 형태로 치환되어 산적해 간다.
언젠가 뉴스에서 전쟁과 핵 혹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인해 개인벙커를 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그들 중의 일부는 벙커 내부를 호화스럽게 꾸미고 행복한 생활의 유지가 가능하도록 대비한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이 뉴스는 작가의 공간을 만들어 내는 행위와 매우 유사하다. 이 개인 벙커를 짓는 사람들은 매우 의욕적으로 이 일을 해낼 것이다. 지금도 산적해 오는 위협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내가 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는 위협도 다가오리라. 그래도 나는 나의 낙원에서 살아남을 것이며 그곳은 나만의 취향과 의도로 만들어진 안락한 공간이 되게 하리라. 이러한 생각을 하며 그들은 세계가 멸망하지 않았음에도 그 스스로의 요새에 들러 세상의 몰락 후에 자신이 살아남아 누릴 다른 세계를 상상할 것이다.
노이서의 작업은 정신적 벙커를 만들어내는 행위이다. 자신의 경험적 환상 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노이서 작가는 본인의 의지로 희망차게 요새를 짓고 현실의 위협에 대해 즐겁게 자신의 멘탈을 지켜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