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정림, RYU JEONG RIM, 柳廷林

창원대학교 예술대학 산업디자인학 전공

개인전, 국내·외(이탈리아, 파라과이) 초대전 및 단체전 다수(1998~)

■ 최근전시
2025 [예술人:in 창동], 창동예술촌 아트센터/경남
2025 APP(2025 Art Piece Project), 레온갤러리 플레이스온 성수/서울
2025 류정림 개인전 [2025 다시 태어나다(RE:BORN)], Gallery G/경남
2025 류정림 단색화(DANSAEKHWA)전 [시작(RE:BEGIN)], Gallery G/경남
2024 AZIT ART FAIR [동행], 아지트미술관/서울
2024 [HECHYEOMOYEO 7], AITHER /부산
2024 [여름마중], 도슨트갤러리/경남
2024 [창동산책: 예술로 거닐다], 창동예술촌 아트센터/경남
2024 KOREA No.1 [1호의 감각], 아이테르 범일가옥/부산
2024 [6그라운드&독립; True Independence], 도슨트갤러리/경남
2023 초대 개인전 [아니마: ANIMA], AZIT Gallery/서울
2023 미미(美迷) 특별기획전 [마하파: MACH WAVE], AZIT Gallery/서울
2023 모아도 프로젝트 [방해금지모드], 꼴라보하우스 문래/서울
2023 Art Contest Exhibition [STRING: 진동하는 끈], COLLEXX Gallery/서울
2023 CICA 미술관 국제전 [The Value 2023], CICA 미술관/경기
2023 갤러리 민정 초대전 [RESONANT: 공명], GALLERY MINJUNG/서울
2022 류정림 단색화 개인전 [다시 태어나다(RE:BORN)], 문신앤셀라/경남
2022 [SUDDEN 지나칠 수 없는], 창동예술촌 아트센터/경남
2022 파라과이 아트페스티벌, 파라과이 국립미술박물관/파라과이
2022 한국 청년예술가의 독립, (주)모아도컬쳐스/서울
2022 류정림 인두화 초대 개인전, 앤시디미술관/서울
2022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청년작가전, 갤러리 영/통영
2022 이탈리아 해외 초대전, 이탈리아 지오반니 갤러리/이탈리아

2023 카파미술상 인두화 대상, 한국미술진흥원
2023 한국미술진흥원 특별기획전 디지털아트 우수작가상
2023 힐링영상대회 대상(인기작가상), 카파뉴스 주최
2021 한국미술진흥원 특별기획전 인두화 대상
2021 한국미술역사관 특별초대 한류스타작가전 인두화 우수작가상
2013 제13회 산림청 산림문화작품 공모전 입선
1998 제18회 부산산업디자인 전람회 Craft design 입선

2023 NFT Art in CHANGWON 참여 작가
2022 창원조각비엔날레 오픈스튜디오 참여 작가

류정림 – 불로 그리는 생명의 단색화

류정림의 예술은 ‘소멸’이 아니라 ‘생성’을 향한다. 인두가 나무 표면을 스치고 머무는 순간, 열은 목질을 태워 점(點)을 만들고, 점은 선으로, 선은 면으로 확장된다. 이 과정은 단순한 물리적 흔적이 아니라 ‘시간의 기록’이며, 작가의 호흡과 감각이 고스란히 각인된 생명의 궤적이다.

그녀는 2013년 우드버닝을 처음 접한 뒤, ‘태움’을 재료와 기법의 본질로 삼았다. 2015년 의료사고로 인한 신체적 마비를 겪은 이후, 작품은 더욱 깊은 내면의 울림을 품게 되었다. 단순한 표면 장식이 아닌, ‘존재의 증명’과 ‘다시 태어남’이라는 주제가 중심에 자리잡았다.

RE:BORN 시리즈는 이러한 정신성을 집약한다. 물리적 소모나 반복 대신, ‘수행의 흔적’이 화면을 채운다. 각 점과 선은 치유와 회복의 시간을 품고 있으며, 나무 표면은 마치 피부처럼 작가와 교감한다. 이는 관객에게 소멸과 부활, 상처와 치유가 하나의 순환 속에 있음을 깨닫게 한다.

HOWL 시리즈에서는 내면 깊숙한 곳에서 번져나오는 ‘울음의 파동’이 단색의 화면에 담긴다. 표면의 미세한 번짐과 태움의 강약은 감정의 진폭을 시각화하며, 절제된 색감 속에서도 뜨거운 에너지가 느껴진다.

그리고 CHAOS 시리즈는 혼돈 속에서 질서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는다. 여기서 혼돈은 파괴적인 개념이 아니라, 아직 정해지지 않고 구분되지 않은 ‘순수한 청정 상태’를 뜻한다. 무의미한 우연처럼 보이는 점과 선의 겹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의도를 띠고 하나의 길을 드러낸다. 류정림은 이 과정을 통해, 인간이 불확실성 속에서도 스스로의 의미를 찾아 나가는 존재임을 말한다. 불로 새겨진 흔적들은 혼돈 속에 깃든 질서의 씨앗이며, 이는 삶의 본질이 예측 불가능성과 창조성의 공존임을 상기시킨다.

류정림의 단색화는 전통적 ‘단색화’의 정적 미학을 불로써 재해석한다. 여기서 불은 파괴의 도구가 아니라, 존재의 흔적을 남기고 생명을 새기는 창조적 매개다. 그녀의 작업은 우연과 필연, 혼돈과 질서가 맞물리는 경계에서, 인간이 살아있음을 가장 원초적으로 증명한다.

결국, 류정림의 작품은 ‘버닝 아티스트’라는 호칭 그대로, 불과 나무, 작가와 관객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공명하는 장을 만든다. 그것은 단색의 표면 속에서 끊임없이 피어나는 생명의 노래이자, 침묵 속에서 울려 퍼지는 생명의 외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