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에 면 실 -지름 16.3cm -프레임: 너도밤나무 수틀 자연과 인공물의 조화는 언제나 저를 매료시킵니다. 건물 옥상에서 자라는 나무들이 그렇듯 이 우거진 풀숲과 나무에 걸린 해먹도 그래서 저의 관심을 끌었을 것입니다. 해먹에 누우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호기심도 있었지만 (해먹을 수놓을 때 참 즐거웠고 처음에 저는 그 호기심 때문에 이 장면을 수놓게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완성하고 나서 더 깊이 제 목소리를 들어보니 사실은 오래 전부터 저의 관심사였던 있는 그대로의 자연과 사람이 만든 것 사이의 조화에 대한 제 애호가 더욱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조화는 '서로 잘 어우러진다'는 의미보다 더 넓게, 우거진 숲을 인공물이 어느 정도 다듬어 우리 실생활에 끌어들이며, 또 그 자신들만 존재하기에는 너무 딱딱한 사람의 물건들이 숲에 의해 생기를 받는, 그런 상호 보완적인 의미입니다. 저는 풀숲 배경에 깔끔하게 정리된 잔디를 깔고 해먹을 걸고 튼튼한 줄로 큰 화분을 매다는 것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written by artist 고은영
성신여자대학교 문학사, 경제학사 2016년 가을 무렵 자수를 처음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