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허선숙 작가는 재현을 넘어 인간 내면의 고통과 존재의 불안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인물화, 정물, 추상을 아우르는 표현 속에서 왜곡된 선과 상징적 형상은 상처와 죽음을 드러내는 동시에, 그 이면에 놓인 인간의 존엄과 본질을 탐색한다.
특히 작가가 가장 몰두해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행복의 시간>연작은 고통을 부정하지 않고 마주한 이후, 인간이 도달하고자 하는 행복의 출발점을 사유하는 작업이다. 일상의 장면과 상징적 인물들은 비극과 희극이 공존하는 삶의 구조 속에서, 고통 이후에도 여전히 유효한 존엄과 회복의 가능성을 차분히 드러낸다..
written by ARTISTY
Artist Hur Sunsook works across a wide range of genres, moving beyond mere representation to directly confront inner human suffering and existential anxiety. Spanning figurative, still life, and abstract forms, her practice employs distorted lines and symbolic figures to reveal wounds and death while simultaneously exploring the dignity and essence of human existence.
In particular, the
Artist's Note
TranslateHOMO FRAME은 ‘Homo sapiens(호모 사피엔스)’, ‘Homo erectus(호모에렉투스)’처럼 시대와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특징을 갖게 된 인류의 이름에서 착안한 표현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삶과 사고방식, 관계의 방식까지 변화시키는 오늘날, 스스로 프레임을 만들고 그 안에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며 살아가는 새로운 인간형을 HOMO FRAME이라 명명하였다.
작품 속 인간은 작은 택배 상자 안에 담겨 있다.
이 상자는 단순한 상품 포장이 아니라, 현대인이 스스로 만들어낸 하나의 프레임이자 작은 온라인 세계를 상징한다. 인간은 태어나며 탯줄을 끊고 독립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과 정보, 온라인 관계에 끊임없이 연결되어 살아간다. 생명을 이어주던 연결은 디지털 연결로 변화했고, 인간은 이제 정보와 기술, 네트워크를 통해 또 다른 방식으로 세상과 연결된다. 그러나 이 연결은 과연 인간을 더 자유롭게 만든 것일까.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지만, 정작 자신의 프레임 안에서는 더욱 고립될 수 있다.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외로움을 느끼고, 자신의 모습을 선택하고 편집하며 보여주면서도 진짜 자신의 모습에서는 점점 멀어질 수 있다.
HOMO FRAME은 이러한 디지털 시대의 인간을 바라본다. 스스로 만든 프레임 안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존재하며, 끊임없이 세상과 연결되는 인간. 그 프레임은 우리를 지켜주는 안전한 공간인 동시에 우리를 가두는 경계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만든 프레임은 우리를 보호하고 있는걸까.
아니면 우리가 그 프레임 안에 갇혀 있는걸까.
HOMO FRAME은 기술의 발전을 단순히 비판하거나 긍정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새로운 모습을 바라보며 그 안에 존재하는 보호와
고립, 연결과 단절, 현실의 자아와 만들어진 자아 사이의 경계를 이야기한다.
우리는 지금 어떤 프레임 안에서 살아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