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내 작가의 작품은 ‘일상’이라는 말이 놓치기 쉬운 결을 다시 만지게 한다. 방 안의 공기, 커튼이 만든 얇은 그림자, 빛이 가구 모서리에 닿는 방식처럼, 사건으로 기록되지 않는 순간들이 작품의 중심에 온다. 작가는 그 짧은 장면들을 오래 붙잡아 두며, 우리가 무심히 통과해 온 하루의 표정을 하나씩 복원한다. 그래서 그녀의 작업은 회상을 과장하지 않고도, 기억이 어떻게 현재의 마음을 형성하는지 조용히 보여준다.
샤프펜슬의 단단한 선은 감정을 감싸는 ‘윤곽’이 되고, 수채의 투명한 번짐은 그 윤곽 사이로 스며드는 온도를 남긴다. 세밀함은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일상의 순간을 존중하려는 시선으로 작동한다. 작가의 작품은 위로를 말로 건네지 않는다. 대신 눈앞의 평범한 장면이 충분히 가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며, 회복이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다시 바라보는 능력에서 시작된다는 감각을 남긴다.
written by ARTIS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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