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현대사회 만연하는 물질만능주의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쓰레기가 넘쳐나는 산, 블럭 사이로 무성하게 잡초가 자라 있는 보도, 악취가 나는 듯한 하수구 등 자본주의라는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를 찾아내 집적거린다. 그리고 ’나는 천사를 본 적이 없어서 그릴 수 없다.’ 라는 말을 남겼던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처럼, 작가는 개발과 경제성장에 가려져 있는 혹은 존재하고 있지만 인식하지 않는 사실들을 찾아내 시각예술의 언어로 표현해낸다. 이런 사실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작품들은 동시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written by ARTISTY

지난 겨울, 수천만의 시민들이 일군 노력 끝에 2017년 5월 9일에는 ‘촛불대선’이 치러졌습니다. 저에겐 5월 9일이 새로운 시대로 향하는 시작점으로 느껴졌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그렇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나봅니다. 

 저희 부모님은 한국전쟁 직후에 태어나셨고 군사독재시대에 교육을 받으셨습니다. 때문에, 당시에 만들어진 환영은 아직도 부모님의 신체에 각인되어 있습니다. 
투표가 끝나고, 대부분의 방송에서 개표상황을 중계해주었지만 저희 집에 TV에서는 낚시를 하는 모습만이 화면을 통해 송출되고 있었습니다. 어딘가 기운이 없어 보이는 부모님의 모습을 바라보며 전 너무나 큰 슬픔과 분노를 느꼈습니다. 때문에 저는 부모님을 안아드리고 싶었고, 2017년 5월 9일의 집안의 풍경을 그리게 되었습니다.

written by artist 이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