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현대사회 만연하는 물질만능주의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쓰레기가 넘쳐나는 산, 블럭 사이로 무성하게 잡초가 자라 있는 보도, 악취가 나는 듯한 하수구 등 자본주의라는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를 찾아내 집적거린다. 그리고 ’나는 천사를 본 적이 없어서 그릴 수 없다.’ 라는 말을 남겼던 프랑스의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처럼, 작가는 개발과 경제성장에 가려져 있는 혹은 존재하고 있지만 인식하지 않는 사실들을 찾아내 시각예술의 언어로 표현해낸다. 이런 사실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작품들은 동시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written by ARTISTY

저는 지금 인천에 있는 한 신도시의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신도시는 원래 바다와 갯벌이 있던 곳을 간척하여 만들어 졌습니다. 집 옆에는 커다란 호수 공원도 있었는데, 이사를 와서 한동안은 매일 그 공원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비록 인간의 욕망으로 만들어진 인위적인 자연이지만, 집 옆에 있는 이 공원에 들어섰을 때 저의 몸이 신선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몇 없던 아파트들이 하나 둘 완성되었고, 공원에 있는 나무와 물보다 그 뒤에 있는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저의 시야를 장악해 나갔습니다. 

 ‘너도 지금 딸꾹질을 참고 있구나!’ 라는 제목에서 ‘너’는 제 눈앞에 놓인 장소입니다. 
원래 갯벌이었던 곳을 간척하여 다시 공원으로 조성하고,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난립해가는 상황은 마치 딸꾹질을 참을 때에 불쾌하고 쉽게 숨 쉴 수 없는, 아슬아슬하고 불편한 공존의 느낌과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불쾌한 감각을 사회 곳곳에서 느끼지만, 그것이 사소한 불편함이라는 이유로 문제들을 등한시 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제 작업을 통하여 그런 미세한 부분들을 환기시키고 싶었습니다. 우리 눈앞에 스치는 사소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주의 깊게 바라보는 것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written by artist 이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