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이성에 의한 판단 작용으로 인위적이기 때문에 실재(實在)와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이성이 아닌 감각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영역은 언어로 규정할 수 없다. 나는 이 영역을 공허하고 무기력하고 붕 떠 있는,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감정에 대입해보았다. <핀(pin)이 나간 그림> 견과 스케치를 사이를 띄워 레이어를 쌓는데 이때 견그림과 스케치 된 그림의 핀이 서로 딱맞지 않는다. 두 그림을 약간 엇갈리게 쌓았기 때문에 실체는 있지만 형태가 뚜렷하지 않고 마치 홀로그램처럼 시점에 따라 바뀐다. 그림을 바라볼 때 초점이 맞지 않으니 약간의 울렁거림과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끼는데 내면의 공허함과 무기력감과 같은 모호한 감정을 마주했을 때를 상기시키는 효과를 얻고자 했다.
written by artist 김성연
2019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2020 멘토멘티전, 한원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