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릴 때 나의 행동은 말을 하는 것과 비슷했다. 그림은 말을 담고 있었다. 질문을 하다가도 답을 대신하기도 했다. 언젠가 뒤돌아보았을 때 그 그림들은 모두 사람의 내면에 대한 탐구였다. 사람의 내면에 집중을 한 데에는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내면, 내면과 맞물리지 않는 현실이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내면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고, 눈에 보이는 현실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찾고 있었다. 알 수 없는 내면의 모습을 알기 위해 알고 있는 현실의 무언가를 끌어왔고, 세상의 것들은 내면의 모습을 대체할 수 없었다. 현실을 부정할수록 내면은 흐릿해졌고, 내면을 외면할수록 현실은 선명해졌다. 그렇게 현실과 내면은 끊임없이 충돌했다. 모두들 각자의 내면의 모양과 딱 맞는 현실의 빈 공간 어딘가를 찾길 바란다. 현실의 빈 공간 어딘가를 각자의 모양에 맞게 바꾸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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