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서 작가의 작품은 ‘대립’과 ‘경계’를 다룬다. 그러나 그것은 흑백처럼 명확히 갈라진 세계가 아니다. 꿈과 현실, 무의식과 자아, 부재와 존재, 편안함과 긴장감은 서로 맞서면서도 동시에 스며들고, 그 사이에는 명확히 규정할 수 없는 틈이 생긴다. 작가는 바로 그 틈, 즉 모호하고 애매한 경계의 순간을 포착한다. 그녀의 화면은 완결된 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불안과 위로,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장을 열어 관람자가 그 긴장 속에 머물도록 만든다.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 우리는 익숙하다고 여겼던 이분법적 사고가 사실은 얼마나 불완전한지 깨닫게 된다. 작품은 결국 경계의 흔들림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제시한다. 관람자는 그의 화면 앞에서 모호함을 두려움이 아니라 새로운 감각의 층위로 경험하게 되며, 그 틈 속에서 삶의 다층적인 풍경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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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통해 ‘꿈’과 ‘현실’이라는 두 세계의 교차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두 세계는 명확하게 나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서로를 침범하며 흐릿한 경계를 만들어낸다. 작품은 그 애매모호한 틈을 시각적으로 담아낸 것이다. 작업은 완성보다는 탐색의 과정에 가깝다. 그 안에 머물렀던 감정들, 보이지 않는 세계와의 접점, 그리고 내면의 진동들을 솔직하게 담아내려 했다. 현실은 단단하지만, 꿈은 언제나 그 경계를 흔들며 다시 나를 그림 앞으로 불러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