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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걷는 유니콘 로드의 가장 먼 끝에 상냥한 세상이 기다리길 - May the Kind World Awaits Us, at the Very End of this Unicorn Road We March
₩29,000,000
오류호 작가의 작업은 인간이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나와 타인, 개인과 세계 사이에 놓인 관계의 조건을 낯설고 상징적인 이미지로 풀어내며, 우리가 서로에게 어떤 존재로 다가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작품 속 인물들은 얼굴이 비워져 있거나 신체가 변형된 모습으로, 우주적 풍경과 식물, 꽃, 동물, 알 수 없는 생명체 사이에 놓인다. 이러한 요소들은 구체적인 관계를 직접 재현하기보다,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인간 존재의 불안과 고립, 그리고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닿고자 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작가는 이처럼 관계에 대한 질문을 이어가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태도로 ‘상냥함’에 주목한다. 여기서 상냥함은 단순한 미덕이나 감상적인 위로가 아니라, 서로를 완전히 알 수 없는 존재들이 같은 세계 안에서 공존하기 위해 필요한 감각에 가깝다. 관계의 불안정함과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이 드러나는 가운데, 작품 안에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연약한 온기가 머문다. 그의 작업은 우리가 서로에게 조금 더 다정하게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조용히 환기한다.
written by ARTISTY
우리는 왜 타인을 상냥하게 대해야 하는가?
단 한 문장짜리 질문에서 이 작품은 시작되었다. 왜 나는 세상에 상냥
함이 필요하다고 느꼈을까.
우리는 태어나서 무덤에 묻힐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온전히 개인으로
서 존재하지 못한다. 타인이 내린 선택의 결과는 내 선택에 영향을 미
치니, 내 선택의 결과는 다시 타인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나의
부와 성공은 오로지 나만의 노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요, 나의
가난과 실패도 오로지 나의 책임이 아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엮여 있
기 때문에 우리는 ‘혼자’일 수 없고, 단정지을 수도 분명히 할 수도 없
다. 폭력은 폭력을 낳고, 선함은 또다른 선한 마음을 낳는다.
‘착한 마음을 가져라’라는 도덕 교과서에나 있을 법한 당연한 말은 분
명 따분하다. 허나 사람이 땅을 디딘 순간부터 오늘까지 과연 진정으
로 상냥한 세상이 온 적이 있었던가. 아직도 상냥한 마음은 쉽게 위선
으로 치부되고, 우리는 끊임없이 나와 남을 구분 짓고 구별하여 원리
와 원칙에 차별을 두고, 무엇이 선하고 옳은지를 고민하지 않는다. 그
렇다면 어디선가는 당연한 말을 계속해서 말하고 있어야 한다. 마치,
열차와 승강장 사이가 넓으니 발이 빠지지 않게 조심하라는 것처럼.
계단이 미끄러우니 손잡이를 잡으라는 것처럼. 뜨거운 음료를 주문한
손님에게 뜨거우니 조심하라는 것처럼…
우리는 왜 타인을 상냥하게 대하지 못하는가?
written by artist 오류호
오류호
2026.02 가천대학교 회화과 졸업
2026.06 Archlect 단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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