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작가는 인간관계라는 복잡한 연결 고리 속에서 생겨나는 치열하고 다채로운 감정들을 포착하여 시각적인 이야기로 풀어낸다. SI그림책학교에서 다진 스토리텔링 역량을 바탕으로, 타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내밀한 고백들을 드로잉과 판화, 혼합 매체를 활용해 정직하게 그려낸다. 종이 위에 새겨진 날카로운 선과 강렬한 대비는 우리 내면에 숨겨진 불안과 고독, 그리고 날 것 그대로의 통증을 가감 없이 마주하게 만든다. 작품 속 균열된 형상이나 강한 시각적 장치들은 관람객이 차마 꺼내지 못했던 감정의 밑바닥을 직면하게 한다. 이는 단순히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감정의 날 선 상태를 선명하게 폭로함으로써 묘한 해방감과 서늘한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낸다. 그녀의 작업은 각자의 ‘섬’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과 소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정직한 기록들은 비슷한 마음의 결을 지닌 이들에게 혼자가 아님을 알리는 무언의 신호가 되어 깊은 정서적 공명을 이끌어낸다.
written by ARTISTY
겨울 나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저 앙상한 나무가지들은 비바람에 흔들리지만, 결국은 모든 것이 지나가도록 그저 내버려두는 거라고. 나도 나를 불안하게 하는 가시같은 말들에 집착하지 말고 바람처럼 흘려보내고 싶다고. 그 후로 그런 말들이 들려오면 잠시 눈을 감고 바람에 흔들리는 앙상한 나무가지들을 떠올렸다. 그 이미지가 모멸감이나 불안이 더 심해지지 않게 해주었다. 지금도 그렇게 잠시 눈을 감고 나무를 떠올리고 가시같은 말들이 무해하게 나를 지나쳐 간다고 상상한다. 잎과 꽃, 열매 하나 없이 마치 죽어있는 듯한 앙상한 나무들이 불안의 늪 앞에 서서 나의 평온을 지켜주고 있다. 나를 살게 한다. 25.04.22 . . . . <불안의 궤도 136 _ 가시> 와 이어지는 작품이다. 가시 위에 움튼 새싹이 나무로 자라날 수록 거대한 가시들은 점점 줄어든다. 바람이 나뭇가지 사이로 흘러 지나가듯, 까만 잉크가 먼지처럼 흩어지듯, 당신의 불안도 조금이나마 줄어들고 옅어지길 바란다.
written by artist 섬
개인전 2022, 그림책 <가시> 원화전, 선아트스페이스, 서울 2021, 그림책 <미미와 나> 원화전, 카페허쉬드, 서울 2021, 불안의 궤도, 빈칸 을지로, 서울 단체전 2025, 환상적 고요 : 리바이브 part. 2, 갤러리 디 아르테 청담, 서울 2023, Vol.202307, 빈칸 압구정, 서울 2022, 드로잉 페스티벌 드로잉잉, INSA1010, 서울 2016, 동상이몽전, 알파갤러리, 서울 2014, 선, 그림, 자전, 아트티갤러리, 서울 2012, 아트마켓 소품전, 아트티갤러리, 서울 수상 2019,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 선정(미미와 나) 2018, 제 38회 한국현대판화가협회 신인공모전, 입선 출판 2022, 가시, 고래뱃속 2020, 미미와 나, 고래뱃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