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영 작가는 '자수'라는 전통적인 매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정물과 풍경을 주요 주제로 삼아 작업한다. 그녀의 작품은 단일한 대상을 정교하게 수놓는 방식에 머물지 않고, 마치 장면을 캡처하듯 화면을 구성하기 때문에 유화나 아크릴화를 연상시키는 회화적 일루전을 만들어낸다. 책상 위의 일상적인 풍경이나 산이 보이는 장면은 특히 강한 회화성을 드러내며, 때로는 반 고흐나 마티스의 색채와 구도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고은영의 자수는 단순한 회화의 모방이 아니라, 바늘과 실이 만들어내는 고유의 질감과 반복적 행위가 축적한 시간성을 통해 독창적인 서사를 완성한다.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허무는 작가의 작업은 자수를 새로운 시각 예술의 언어로 확장시키며, 익숙한 매체 속에서 낯설고도 신선한 가능성을 제시한다.
written by ARTISTY
-천에 면실 -지름 11cm -프레임: 대나무 수틀 Happy Holidays! 겨울에 떠올리는 익숙한 소재인 빨간 나뭇가지들과 크리스마스 초를 조금씩 바꾸어가며 수놓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흔히 보는 빨간 열매는 호랑가시나무의 것이지만 여기에 있는 나무는 남천나무입니다. 산책 중에 자주 보았는데 오랫동안 그냥 지나쳐오다가 이 작품을 준비하며 찾아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여기저기에서 쉽게 볼 수 있고 보다 친근한 이 나무를 저의 작품에 등장시킬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written by artist 고은영
성신여자대학교 문학사, 경제학사 2016년 가을 무렵 자수를 처음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