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개인전 <각자의 그릇> 에서 선보인 작품이다.
물이 담긴 다양한 그릇으로 나약하고 불안한 우리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그릇은 그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고, 담을 수 있는 물의 양도 각기 다르다. 각각의 그릇에 물은 담기고, 넘치고, 덜어지고를 반복한다. 이것은 경험하고, 상처받고, 비워내는 우리의 삶과 닮아있다.
나의 작업에서 넘칠 듯 물이 가득찬 그릇이 자주 등장한다. 그릇에 물이 가득 차 봉긋하게 솟은 표면은 가만히 두면 고요해 보이지만, ‘톡’하고 건들기만 해도 ‘똑’하고 물방울이 떨어진다. 마치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그렁그렁하던 눈물을 떨구고 마는 연약한 우리의 모습과 같다.
우리는 작고 시시콜콜한 일상에도 마음이 쉽게 변하고 흔들리는 나약한 존재이다. 또 안개 같은 내일을 불안해하고, 더 나아가서는 언젠가는 꼭 마주하게 될 미래 - 죽음을 두려워하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은유적 대상(물이 담긴 그릇)을 통해 직면하도록 하는 것이 나의 작업이다. 그리고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우리의 모습(물)을 조금이라도 잡고, 담아내려는 노력(그릇)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위로와 치유를 받으며,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중도를 찾아가는 것이다.
written by artist 신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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