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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용 작가의 작품에는 밤의 시간이 일관되게 흐른다. 달빛과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사물과 생명은 정겹게 다가오면서도, 동시에 손에 잡히지 않는 아득한 정서를 남긴다. 이러한 분위기는 작가가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서 자연과 밀접하게 지냈던 경험에서 비롯된 기억의 감각과 맞닿아 있다. 그는 당시의 기억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재현하기보다, 남아 있는 촉감과 공기, 빛의 잔상을 점·선·면과 기본 도형의 언어로 압축하며, 무엇을 보았는지보다 어떤 감각이 남아 있는지를 드러낸다.
이러한 접근은 작가가 비유로 제시한 ‘지의류(lichen)'의 이미지와 이어진다. 지의류가 오랜 시간에 걸쳐 표면 위에 조용히 스며들어 흔적을 남기듯, 화면 속 형상과 표식들도 겹치고 침식되며 하나의 층위를 이룬다. 일부는 희미하게 떠오르고 일부는 지워지지 않는 자국처럼 남아, 시간과 기억이 표면에 축적되는 감각을 형성한다. 그래서 이 작업은 풍경을 묘사하기보다, 정겹지만 아득하고 신비로운 밤의 정서를—시간이 천천히 가라앉아 남는 상태로—관람객의 경험 안에서 환기한다.
written by ARTISTY
어렸을 때 여주 할머니 댁에서 동생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시절의 장면 중 하나로, 항아리 위에 청개구리가 올라가 있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개구리 옆의 사각형은 저희 형제를 의미합니다.
어렸을 적 덩치 차이가 많이 났고, 저는 빨강을, 동생은 파랑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큰 빨간 사각형은 저를, 작은 파란 사각형은 동생을 표현합니다.
항아리 아래의 원들은 비가 온 뒤 처마에서 떨어진 빗물이
흙바닥에 남긴 물자국을 의미합니다. 살다보니 항상 그때가 떠오르고 그립습니다.
written by artist 서성용
서성용
학력
▪︎2020 /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 회화과 졸업
개인전(Solo Exhibition)
▪︎2026.02 / 마음에 핀 지의류(地衣類) (갤러리카페 여백,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