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타일과 주제를 넘나드는 허선숙 작가는 추상화의 자유로운 표현에서부터 정물화의 섬세한 디테일, 인물화의 깊은 감정까지 아우르며 보는 이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그녀의 광범위한 예술적 표현은 각각의 작품을 통해 희노애락의 이야기를 전하며, '괜찮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삶이나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질 수 있음을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그녀는 개인적인 고통이나 어려움도 시간이 지나거나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웃을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음을 표현하며, 행복은 더욱 행복하게 느끼도록 한다.

written by ARTISTY

죽음을 소멸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으로 해석하였다.

다채로운 해골은 저마다의 삶과 
죽음이 남긴 빛깔을 품고,
그 위로 새싹이 돋아나며, 
새와 무지개가 하늘을 건넌다.

위에서 흘러내리는 물감과 
땅에 떨어진 물감은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원천이 되어,
사라진 것들로부터 또 다른 시작을 피워 올린다.

그 한편, 오른쪽 끝에 아주 작게 자리한
집과 가족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쉽게
잊어버리지만, 실은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행복의 상징이다.

그것은 사랑과 추억이 깃든 터전이자, 
세대를 이어가는 순환의 한 장면이다.

이 모든 요소는 사라짐과 탄생이 이어지는 
영원의 선율 속에서 조화를 이룬다.

이 그림은 죽음을 단절로 보지 않는다.
죽음 이후의 길은 다시 이 땅으로 돌아오는 
환생의 흐름일 수도, 혹은 전혀 다른 차원의 
세계에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삶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여정이 
영원의 선율속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죽음을 두려움이 아닌 
존엄과 아름다움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그리고 이 그림이, 죽음을 앞두고 있거나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이들에게
작은 위로와 온기가 되길 바란다.

우리의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형태는 없지만 다시 
영원의 노래로 흐를 뿐이다.

written by artist 허선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