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현용안 작가의 작업에서 사람과 집은 서로 분리된 존재로 머물지 않는다. 인물의 몸은 수없이 얽힌 선 속으로 흐려지고, 그 위에 오래된 주택이 자리하거나 나무와 덩굴이 뒤엉킨다. 특히 곧 사라질 집을 화면 안에 다시 불러들이는 그의 작업에서 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누군가가 살아온 시간과 기억이 쌓인 자리이며, 한 사람이 사회 안에서 자신의 삶을 뿌리내리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작가가 집을 짓는 일을 새가 둥지를 트는 행위에 빗대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읽힌다. 화면을 끊임없이 맴돌고 겹쳐지는 선들은 집과 사람, 자연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재개발과 함께 사라질 집과 그 벽에 붙어 살아온 담쟁이가 같은 운명을 나누듯, 그의 그림에서 인간의 삶 역시 주변의 환경과 떼어놓기 어렵다. 선 속에서 인물과 집, 자연이 서로의 일부처럼 얽혀 있는 모습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이 결국 삶의 일부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현용안의 작업은 사라지는 것과 남는 것, 머무는 것과 떠나는 것 사이에서 우리가 무엇에 기대어 살아가고 어디를 자신의 자리라 부를 수 있는지를 묻는다.
Translate새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고자 하는 행위를 '둥지치다'라고 한다. 그 둥지치다는 집을 갖고 싶은 나 자신의 소망과 같다. 어릴적 꿈인 트리하우스를 작품 속으로 둥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