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항상 작가의 그림 주제는 '사람'이다. 인간이라는 소재는 현실 인식을 위한 가장 직접적인 매개체로서 쉽게 접할 수 있고 다양한 표현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직접 경험하고 관찰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에서 현대인이 느끼는 '군중 속 불안과 고독감'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개인이 아니라 획일화되어 버린 군상이다. 개인은 사회적 관계를 벗어날 수 없고, 그 관계 속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군중 속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화면 속 획일화된 군중은 생물학적 성(sex)도 알 수 없고 어떤 정체성도 읽을 수 없다. 단지 군상 속의 일원으로 전락한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 유지는 현대인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고, 격리를 위해 각자의 공간 안에 고립되었다. 단순화되어 표현된 '익명의 군중'은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현시대의 상황에서 자신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군상이자, 우리의 자화상이다. 개인의 갇힌 공간 속에서 타인과의 거리를 유지하며 점차 군중의 일부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