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하 작가의 회화는 명확한 형상을 제시하기보다, 스스로도 흐릿하게 느껴지는 자아의 흔적을 더듬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붙잡히지 않는 나’를 향한 감각과 감정을 화면 위에 겹겹이 쌓아 올리며, 그 반복과 잔상이 곧 자신만의 패턴이 된다고 말한다. 화폭을 채우는 색의 흐름과 붓질은 구체적인 대상을 지시하지 않지만, 그 안에는 일렁이는 감정과 기억의 깊이가 은근히 스며 있다. 이러한 작품은 관람자에게 의미를 해독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화면 앞에 서는 순간, 추상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물고 감각이 스며드는 경험을 만든다. 색과 리듬이 만들어내는 흐름은 어렵지 않게 다가오며, 관람자는 설명 없이도 작품이 지닌 분위기에 천천히 빠져든다. 작가의 작업은 추상을 낯설게 만드는 대신, 감정이 먼저 반응하도록 이끌며, 작품을 감상하는 행위 자체를 하나의 직관적인 체험으로 확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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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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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흐릿한 자아를 붙잡기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 그 흔적이 곧 나의 패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