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휘 작가의 작업은 여성의 생애 주기를 출발점으로 한다. 성장, 월경, 임신, 출산, 완경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여성의 신체는 사회적 의미를 부여받으며 분열되고 다시 조합된다. 작가는 이러한 변화를 물의 움직임에 빗대어, 파도가 충돌하고 합쳐지듯 신체가 겪는 생애 주기의 역동을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그 속에서 신체는 생물학적 실체이자 동시에 해방의 상징으로 다시 태어난다. 최근 작가는 개인의 몸을 넘어 사회적 구조와 욕망으로 시선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축산업에서 은폐되는 동물의 삶과 죽음, 그리고 미디어 속 타자를 대상화하는 ‘훔쳐보기’의 시선은 그의 화면에서 불편하고 낯선 감각으로 드러난다. 작가는 이러한 불편함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드러내어, 관람자가 방관자의 위치에서 스스로 구경거리가 되는 전복의 순간을 경험하게 한다. 작품은 단순히 신체의 변화를 재현하는 차원을 넘어, 그것을 사회적 맥락과 연결하며 의미를 확장한다. 신체와 욕망, 동물성과 인간성, 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관계는 그의 화면에서 교차하며 새로운 감각의 장을 연다. 그 불편하고 낯선 장면 속에서 관람자는 자신이 외면해온 현실과 마주하고, 그 불편한 감각 속에서 새로운 성찰을 경험하게 된다.
written by ARTISTY, ⓒ ARTISTY Inc.
개인전 2022. 오솔 갤러리- 동백꽃 지던 날, 눈은 녹아 강이 되었다. 2021. CICA미술관- 관계, 인물과 감정만이 남아 2020. 마롱 아트스페이스-관계, 정체되어버린 시간속에서 2017. B커뮤니케이션- 관계, 그들과 나의 이야기 그룹전 2024. N2아트스페이스- 미디어는 마사지다2 2023. 충무로 갤러리-FLY HIGH 2022. 앤드 뉴 갤러리 - New Artists 2021. 남산 갤러리-Challenging Artist 2021. 고양 아람누리 갤러리 - Project B Side 2020. AK갤러리 - LOVE&RESPECT 전 2020. 예술공간 세이- MAYFLY전 2017. 대구 B커뮤니케이션- 오리리아트전 2017. 대구 학생문화센터 - 두드림전 2016. 대구 예술 발전소- 대구권 미술대학 연합전 2016. 대구 B.B책방- 오리리아트전 아트페어 2024. 현대백화점 판교점 토파즈홀-Market Ap (시즌4)
<비너스의 탄생> 2022~2024 : AI로 생성된 이미지 속 오류는 종종 신체를 액체처럼 흘러내리게 만들거나, 신체의 사지를 낯설게 재조합한다. 이러한 오류들을 계속 접하다 보니 오히려 정상적인 ‘평범한’ 신체 이미지는 심심하게 느껴지고, 왜곡되고 재조합된 이미지들이 더 아름답게 느꼈다. 그래서 나는 이 오류들을 결함이 아닌, 새로운 미적 가능성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낯선 형태로 변주되는 신체에는 기존의 미를 넘어서는 또 다른 감각의 세계가 있다. <미치광이 이웃이 사는 집> 2024~현재 : 이번 시리즈의 타이틀인 "미치광이 이웃이 사는 집"은 이소호 작가의 단편소설 『나의 미치광이 이웃』에서 차용해왔다. 작품 속에는 베를린 대학에 다니는 난민 출신 학생 ‘미아’가 등장한다. 학과 내에서 그는 독특한 경험과 시선으로 인해 동료 학생들에게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혀 배제된 상황에 놓여 있다. 이 이야기는 사회가 낯선 타자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여기서 ‘미치광이 이웃’은 우리 안에 내재된 습성, 곧 독특한 존재를 불편하게 여기고 거부하려는 태도를 드러내는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