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빈 작가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작가의 시선과 감정에 주목한다. 동일한 기억일지라도 현재의 상황에 따라 다르게 감각되는 내면에 집중하고, 이것을 시간성에 대한 상황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일상적이고 사소한 것들의 기억은 작품에 등장하는 순간 특별한 존재와 이야기로 변모한다. 작가는 이러한 사소함을 시간성에 따른 유동적인 시각으로 작품을 제작한다. 한국화의 기법으로 제작된 섬세한 화면은 시시각각 변하고 왜곡되는 상황을 예민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지각적 특징이다. 무심코 흘려버리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을 마음에 새김으로써 작품에 접근하는 작가의 감성을 작품을 통해 느껴보길 추천한다.

written by ARTISTY

무성한 풀잎 사이, 조용히 놓인 돌 하나가 있다. 언뜻 보면 아무 의미도 없어 보이는 이 작은 존재는, 계절의 흐름 속에서도 자리를 옮기지 않는다. 비를 맞고, 햇살에 데워지고, 누군가의 발끝에 스쳐 가도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문다. 그렇게 돌은 오래된 기억처럼, 시간이 스며든 흔적으로 남아 있다.
끝없이 자라는 풀들과 나뭇잎 사이에서 마치 오랜 세월을 지나온 기억처럼 존재한다. 조용히 눌러 앉은 돌에는 오래된 기억과 시간이 쌓인다.잠시 멈추어 숨을 고르고, 보이지 않던 돌 하나를 마주할 때, 우리는 가장 고요한 것들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

written by artist 김정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