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파민 작가의 작업은 일상의 풍경과 사소한 존재들을 향한 세심한 관찰에서 출발한다. 길가에 핀 꽃, 우연히 마주친 동물, 하늘을 가로지르는 구름과 전선 등 평범한 소재들은 작가의 시선을 통해 독립된 장면으로 재구성된다. 특히 화면의 일부에 대상을 집중시키고 주변에 넓은 여백을 두는 구성은 일상의 흐름에서 특정 순간을 분리해 내는 시각적 장치로 작용한다. 이러한 구도는 대상의 크기나 중요성과 관계없이 새로운 존재감을 부여하며, 무엇을 그렸는가보다 왜 그 장면에 시선이 머물렀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의 회화에서 주목할 점은 관찰의 대상이 곧 작가의 내면을 드러내는 매개가 된다는 것이다. 절제된 구도와 섬세한 묘사는 대상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을 드러내면서도 감정을 직접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화면 밖에 남겨두었는지를 통해 작가의 취향과 감수성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관람자는 이 사적인 시선을 따라가며 작가와 묘한 친밀감을 형성하게 된다. 파민의 작품은 결국 무엇을 그렸는가보다 무엇에 마음을 두었는가를 통해, 작가 자신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초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