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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서 작가는 백일홍과 어해도 등 한국적 상징에서 출발해, 색과 패턴으로 하나의 독자적인 공간을 구축한다. 작품 속 반복되는 꽃, 물고기, 정원, 장식적 문양은 단순한 장식 요소가 아니라 기다림, 관계, 욕망, 상처와 같은 감정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축적한 이미지들이다. 작가는 아크릴, 유화, 자개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화면을 촘촘히 채우며, 현실의 불안과 통제되지 않는 감정을 화려하고 견고한 낙원의 형태로 변환한다.
노이서 작가의 유토피아는 현실로부터 도피한 환상의 세계라기보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의지적으로 만들어낸 정신적 요새에 가깝다. 그곳에서 고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상으로 다시 태어나고, 시간은 느리게 흐르며 변화와 부재의 감각을 잠시 유예한다. 화려한 색채와 반복적 패턴, 자개의 물성은 이 세계를 더욱 단단하고 빛나는 공간으로 만들며, 작가가 선택하고 재구성한 이미지들은 불안한 현실을 견디기 위한 하나의 내면적 정원으로 자리한다.
written by ARTISTY
백일홍 설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원형의 백일홍이 가득 핀 공간으로 기다림의 의미를 표현하고자 한다.
백일홍
부재가 완전한 상실은 아니다.
백일홍은 이무기를 처치하러 간 연인을 기다리다 죽은 처녀에 대한 설화를 가지고 있다. 처녀는 연인을 만나지 못하고 죽게 되지만 처녀가 죽은 자리에서 백일홍이 피어난다.
나는 이 설화에서 현대인의 모습을 엿본다. 무언가를 끈임 없이 기다리지만 꼭 충족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게다가 그 대상은 존재조차 확실하지 않다. 하지만 기다림의 행위는 끝나지 않고 주체가 사리진 후에도 “백일홍”이라는 형태의 결정체가 나타난다. 이 “백일홍”은 사랑일수도 미련일수도 상처일수도 성공일수도 다른 어떤 것 일수도 있는 감정 혹은 대상에 대한 상의 흔적이다. 긍정이든 반대의 의미이든 주체가 사라져도 그 자리에 머무른 그림자이다.
사람들은 끈임 없이 무언가를 기다리고 기다림의 대상이 회귀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혹은 새로운 대상이 생기거나,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계속해서 기다림의 흔적을 쌓는다. 흔적들은 여러 가지 감정과 의미를 품고, 각기 다른 의미의 백일홍들은 무리를 지어 화면에 피어 난다. 이러한 기다림의 연속은 시간을 전제로 한다. 다시 시간이란 어떤 대상의 존재를 말하는 동시에 삶이라고 옮겨 적어 진다. 기다림이 멈추면 시간이 멈추고 시간이 멈추면 그것은 그 존재의 소멸이라고 해석 할 수 있다. 그럼 반대로 존재가 소멸되면 기다림 역시 소멸 되는가?
다시 설화로 돌아가서 처녀는 연인을 기다리다 죽는다. 처녀가 인간으로써의 시간을 멈춘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처녀가 꽃으로 환생했다고 말하며 그녀에게 새로운 생명으로써의 시간을 부여 했을까? 나는 사람들이 기다림이라는 현상에서 나타나는 상호작용을 단순히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흔적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처녀가 사라진다고 해서 기다림 자체의 의미가 퇴색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시간이 멈추면 존재는 소멸하지만 기다림이 존재한다면 존재는 다른 형태로 보일 뿐 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것은 본인에게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다. 스스로 모든 행위들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에 가치를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화면에 보이는 꽃의 무리는 상호작용을 한 인간이 살아가는, 현재에 자신이 의미를 두는 어떠한 행위, 혹은 타자를 생각한 기억이며 대상의 회귀를 기원하는 상징이다. 그렇게 백일홍은 응축된 아이콘으로 본인의 작품에서 피어난다.
written by artist 노이서
노이서
2011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예술대학 미술학과 회화전공 졸업
2026 귀여운 신화, M.collect19, 서울
2025 언어의 정원, M.collect19, 서울
2024 변신 이야기(부캐 전성시대), 병원 안갤러리,이천
2024 변신 이야기, M.collect19, 서울
2024 변신 이야기, gallery the wall_plus, 서울
2023 CGV가 선택한 작가 <노이서>, 부산 CGV 상상마당, 부산
2023 rainbow in blue, m.collect.19, 서울
2022 over the rainbow, 더 아트나인 갤러리, 서울
2022 sweet memories, PCN 갤러리, 서울
2022 Just happy, 정수아트센터, 서울
2021 누군가의 천국, 갤러리 안, 경기도 분당
2021입춘, 외계인키친, 여의도 국회의사당 소통관, 서울
2021 금상첨화, 광화문 네기실비
2020 노이서전 369 예술터
2020 계획환생 아트허브 온라인
2019 나의 낙원건설기, 갤러리 h.art bridge, 서울
이 작품은 삼성전자 THE FRAME TV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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