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진 작가는 기억과 감성에 의존한 관계적 표현을 작업의 매커니즘으로 활용한다. 할머니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나아가 타인과 자신의 자아에 대한 상태를 상황적 재현으로 묘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가 스스로를 지칭하는 듯한 인물을 제외 하면 그 밖에 대상이나 상황이 흐릿하게 처리된 상태에서 공허한 느낌을 주는 화면 처리는 어딘가 모르게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를 매우 담담히 받아들이 듯 작가는 자신만의 소중함을 간직한 채 작업을 이어나간다.

written by ARTISTY

나는 입고 있던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물속으로 뛰어든다. 물속은 고요하고 어떤 수근거림도 들리지 않는다. 내가 물속에 있으면 사람들은 내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 울링이는 물결 탓인지 나 스스로도 내가 누군지 알 수 없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그렇게 나는 한참 동안 물속에 잠겨있다.

written by artist 김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