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경우 설렘만 가득한 여행의 초반이지만, 그 여행은 시작부터 순조롭지 못했다. 아침 여섯 시, 정류장 코앞에서 버스는 우리를 뒤로한 채 깜깜하고 아득한 밤사이로 별이 스며들듯 사라졌다. 그렇게 독일에서의 첫 여행날, 버스를 놓쳤다. 우두커니 서있던 나에게 독일 친구들이 말을 걸어왔고, 독일어로 상담원과 나눈 이야기를 전해줬다. 연락처를 교환했고, 학기가 시작하면 함께 촬영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사귄 독일인 친구였다. 꿈을 꾸듯 그렇게 여행을 잃고, 친구를 얻었다. 다양한 색의 실이 엮여 내가 좋아하는 오묘한 풍의 스웨터가 짜 여지 듯, 그날 나의 기분이 그러했다. 이러한 우연 혹은 인연을 계기로 촬영한 것이 이 작품들이다. 
-시리즈  Träume 작업노트 中

written by artist 장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