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gshu._.8
스쳐 지나간 것에도 뒷모습이 있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잔상이 된다. 지나간 시선과 장면들은 이미지로 남고, 그것들은 다시 인연이 되어 돌아온다. 내 작업은 그동안 스쳐 지나가며 본 사적인 시선들을 기록한 것이다.
우리는 우연히 어떤 장면을 마주할 때 설명할 수 없는 익숙함을 느끼곤 한다. 프랑스 학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가 사람들이 사진을 보는 방식의 한 종류로 설명한 “푼크툼(punctum)”처럼 또렷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마치 한때 그 안에 있었던 것 같은 감각처럼 내 작업은 흐릿하고 오래된 흑백사진을 떠올리게 한다. 나는 여러 겹의 연필 선을 쌓으며 윤곽이나 세부 묘사는 생략한다.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 있는 장면은 원래부터 흐릿했고, 그 불완전함 속에서 오히려 감정이 머물기 시작한다. 나의 시선을 통해 나의 회상, 그리고 보는 이들도 각자만의 해석을 만들어갈 수 있다.
미학자 볼프강 켐프는 ‘서사(narrative)’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각 예술은 최선의 그리고 무조건적인 가시성의 요인으로부터 시작한다. 사물과 행동을 가까이 가져오고자 하는 것이지 멀리 떨어뜨려 두려는 것은 아니다.”
당연하게 들릴 수 있는 이 말은 오히려 나에게는 하나의 질문이 되었다.
내 작업에 있어 ‘거리’는 물리적 공간이 아닌, 감각과 감정 사이에 존재하는 깊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정 장면을 떠올리는 행위는 언제나 시간의 파동을 일으키며, 흐릿함과 선명함, 이어짐과 끊김이 반복되는 가운데 한 조각의 이미지가 천천히 되살아난다.
우리가 살아가는 매일의 순간들은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머물게 된다. 그렇게 쌓인 장면들은 나의 작업 안에서 희미해지기도 하고 오래 남기도 하며 잘 보관되기도 한다.
나의 작업은 언제 썼는지도 모르는 일기장 속 장면들을 꺼내볼 수 있는 기록의 의미가 담겨있다. 그 기록을 통해 우리는 문득 남아 있던 감각을 떠올리고, 익숙한 감정의 기운을 발견하게 된다. 나의 시선과 기록을 통해 각자의 시간 어딘가에 머물렀던 풍경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b. 1995
개인전
2026 <초를 불고 난 후>, 이목화랑, 서울
2022 <사라지는 것들의 아름다움>, 사이아트스페이스, 서울
단체전
2026 <몬스터의 소문>, 학고재아트센터, 서울
2026 <몽상드 흑석>, 갤러리1707, 서울
2025 <만류귀종>, 아이디어회관, 서울
2025 청년예술인 기획전시<사이사이 쉼>, 문화실험공간 호수, 서울
2025 , N2아트스페이스, 서울
2025 한겨레 큐레이팅 3기작가 <사이, 혹은_사이>, 갤러리 일호, 서울
2024 전시기획 공모사업 선정전시 <흔적의 깊이>, 동작아트갤러리, 서울
2024 <동시다발전 Art Alliance>, N2아트스페이스, 서울
2024 <아시아 현대미술 청년 작가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2024 <아시아프>, 백성희장민호극장, 서울
2024 신진예술가 공모전시 <고운 기록>, 문화실험공간 호수, 서울
2024 <몽상드로잉>, 갤러리1707, 서울
2023 제11회 신진작가 공모전 <작가H의 상점>, 동탄복합문화센터 아트스퀘어, 경기도
2023 동작 청년 작가전 <동작:확장>, 동작아트갤러리, 서울
2023 <3인 공모기획전>, GS건설 갤러리 시선, 서울
2023 <사색 속에는 각자의 소리가 존재하고>, 에이라운지, 서울
2023 <몽상드 한양>, 갤러리1707, 서울
아트페어
2025 ART ASIA DELHI, 인도
2025 IAM 인사 아트페어, 인사센트럴뮤지엄, 서울
2024 ART KAOHSIUNG, 대만
2024 YOUNG&FUTURE, 인사센트럴뮤지엄, 서울
2024 모두의 미술, 모두의 컬렉션, 성신여자대학교 성신미술관, 서울
2024 서초X관악문화재단 교류형 아트페어, 서리풀청년아트갤러리, 관천로 문화플랫폼 s1472, 서울
2022 FOCUS ART FAIR•BOOM, 프랑스